"공매도 금지가 또다시 연장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개선안의 세부 내용에 따라 재연장 기간이 다음달 중순쯤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신문)
신문 기사에서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한다는 것을 언제 한번 읽으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공매도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공매도(空賣渡, Short Selling)는 '빌 공(空)'자에 알 수 있듯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추후에 주식으로 갚는 것입니다. 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이 되면 주식을 빌려서 매도 주문을 내서 단기 매매차익을 얻는데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주가가 1주당 3만원인 회사 A가 있습니다. 회사 A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데, 나중에 이 회사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3만원에 매도합니다. 그리고 상환기일이 도달하기 전에 주가가 1주당 2만원으로 하락하였다면, 2만원에 주식을 사서 만원의 시세차익을 버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값이 비쌀때 빌린 주식을 팔고, 가격이 쌀 때 사서 갚는 것입니다. 공매도의 원리를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반대로 주가가 상승했다고 하면 그만큼 손해를 보는것이겠죠? 순매도의 경우 최대 손실률이 100%(본인이 투자한만큼만 손실)지만, 공매도는 주가가 계속 상승하게 되면 무한대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한 투자 방법입니다.
# 공매도의 종류
1. 무차입공매도(naked short) : 주식을 빌리지 않고(소유하지 않고) 증권을 매도 |
공매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무차입공매도'와 '차입공매도'가 있는데요. '차입공매도'는 증권을 차입하여 매도하는 방식인데, '무차입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을 매도 하는 것입니다. '무차입공매도'는 공매도 수량 등에 대해 제한 없이 거래를 할 시 주식을 제때 갚지 못하여 결제 불이행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우리나라 포함 대다수 국가에서 불법(우리나라는 2000년 4월부터 금지)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를 하려면 주식을 빌려서 해야 합니다.
'차입공매도'는 '대차거래'와 '대주거래'가 있는데요. '대차거래'는 개인투자자는 못하고 기관 및 외국인만 허용되는 것으로 주식을 장기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주로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가 주식을 필요로 하는 차입자(증권회사, 자산운용사 등)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대가로 주식을 빌려주고, 차입자는 계약 종료 시 유가증권으로 상환하는 거래입니다. 대차거래는 상환에 기한이 없고(보통 3~6개월), 담보비율도 낮은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대주거래'는 개인투자자가 증권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일정 수수료를 내고 빌려서 매도를 하는 것입니다. 대주거래를 통해서 개인투자자도 증권회사에서 주식을 빌려 공매도를 할 수는 있지만, 종목도 한정적이고, 상환기한이 30~60일 정도로 매우 짧고 공매도를 하는데 절차도 까다롭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공매도에 접근하기엔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은 대차중개기관을 통해서 종목/수량 제한 없이 주식을 대여할 수 있고 대여기간도 길기 때문에 주로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9년 공매도 총 거래대금 113조원 중 일반인들의 거래대금액은 1.1%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였습니다.
# 공매도의 순기능 vs 역기능
공매도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무엇이 있을까요? 외국인들과 기관투자자들이 대량으로 공매도를 하면 해당 주식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쉽게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락했을 때 주식을 다시 매수해서 기업가치가 회복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주가가 오르면 다시 수익을 챙기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게 되고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없애기 위해 공매도를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오게 된 것이죠. 이럼에도 불구하고 공매도의 순기능이 있기 때문에 아직 많은 국가에서 제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공매도의 순기능으로는 먼저 ① 주식시장의 과열을 방지하는 것이 있습니다. 공매도가 없는 주식시장에서는 증시가 과열되어 주식이 본래가치보다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버블이 발생하게 됩니다. 버블은 언젠가 꺼지게 되어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되는 등 주식시장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주식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가는 기업의 실질 가치를 잘 반영하고 버블을 뺄 필요가 있는데 공매도는 이러한 버블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② 거래량을 증대시켜 유동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공매도가 없으면 매도자에 비해 매수자가 많게 되어 거래가 발생하기 쉽지 않게 되고 이에 따라 유동성도 낮아지게 됩니다. 공매도를 통해서 유통물량이 늘어나게 되고 주식거래가 활성화되는 순기능이 있는 것이죠.
# 공매도 금지 해제 vs. 금지 연장
2020년 3월 16일 이후 전체 상장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하는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금지기간은 현재까지는 2021년 3월 15일까지이지만 금지가 해제해야되는지 금지기간을 연장해야되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20년 3월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1,400선까지 급격히 하락하면서 금융위원회는 더 이상의 하락을 막기 위해서 공매도 제도를 금지한 것입니다. 공매도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이어 세 번째입니다.
공매도 금지가 효과가 있었던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 코스피는 3,000을 돌파하였습니다. 증시가 이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니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공매도를 해제하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20년 3월 코로나 영향으로 다우존스 지수가 1만 8000대까지 급락했지만 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고,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한 유럽 국가들도 이제는 금지해제를 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타국과 같이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는 쉽게 해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여당이 공매도 금지 재연장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 금지 조치는 더 연장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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